여행

이별하는 편지

Do Stacy 2021. 4. 13. 15:37

 

 

 

 

안녕히 계세요.

이 도시를 떠나며 편지를 씁니다.

돌아보니 곳곳에 추억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눈길이 봄을 쫓아가니 만개한 봄꽃들이 생글 웃어 나도웃어봅니다.

저녁 날씨가 조금 쌀쌀하네요.

하늘이 어스름 노을빛으로 옷을 갈아입으면 유난히 생각이 나네요.

아직 영글지않은 어수룩함이 나름대로 귀여웠습니다.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는 조용히 사랑스럽게 나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던

바람의 결이 변화하면 우리는 헤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별을 앞두니 내가 정말로 이 곳의 모든것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나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이 도시가

어떤 이는 저와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를 바랍니다.

조금씩 비가 오네요.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이 별자리를 그리는데 우네요.

해가 지고 어둠속에서 또 다시 새벽이 밝아오듯

모든 것이 순리대로 자연스레 세월 따라 흘러가고

어느 날 문득 회상한다면 이 도시의 공기를 비롯한 모든것들과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가 무척 그립겠습니다

이별하는 편지

 

 

 


2021.04.13

COVID-19... 해외자가격리가 끝나면 

다시 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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